법률에 의무 고용률 반영 명시 추진

재난안전책임관 운영 의무화도 협의

연령·지역 등 맞춤형 취업박람회 개최

NCS 연계… 제대 후 경력활용 현실화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직업군인이 전역해 사회로 돌아간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군 내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서도 전역 후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은 무척 중요한 과제다. 그런데도 95%에 가까운 취업률을 보이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 전역군인들의 취업률은 50%대에 머무는 실정이다. 청년 평균 취업률에도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전역군인들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육군. 제2의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이들의 직업 설계와 교육, 취업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육군인사사령부 제대군인지원처에서는 제대군인들이 저성장과 취업난이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전직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올해를 '제대군인을 위한 변화와 혁신의 해'로 삼아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제도 및 법령 제·개정

첫 번째는 법령 제·개정을 통한 제대군인 지원 기반 조성이다. 이를 위해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제대군인 별도 의무 고용률(일반업체 1∼2%, 방산업체 2∼5%)을 반영할 수 있도록 명시하는 것이다.



또한, 기초지자체 225개 전체를 대상으로 비상대비업무담당자 운영을 확대하고 중점 관리업체 비상대비업무 담당자와 민간기업체 재난안전책임관 운영을 의무화할 수 있도록 비상대비자원 관리법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도 개정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군 내 비전투분야 중 예비역 전환 가능 직위를 확보하고 군무원과 부대관리 용역관을 확대하는 등 군 내 직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국방전직교육원 등과 협조해 군 관련 업무 연계가 가능한 재난안전관리사(가칭)의 국가 자격화도 추진한다. 제대군인지원처에서는 관련 법령이 하루빨리 제·개정될 수 있도록 국회에 대한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취업 역량 강화

제대군인지원처에서는 현재 장기 복무자(10년 이상)에게만 부여되는 전직교육 기간을 중기 복무자(5~10년)에게도 일정 기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군 생활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생애 설계교육을 반영하여 조기에 인생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사전에 사회가 요구하는 취업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대군인들이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육성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체계를 갖춰나갈 생각이다. 또한 국방부와 육군, 고용노동부, 보훈처 등 각 부처와 기관별로 달리 열리고 있는 취업박람회도 통합하여 시행할 계획이다. 즉 지역별·신분별·연령별로 구분, 맞춤형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더욱 실질적인 일자리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군 내 NCS 도입

마지막으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군 내 NCS 도입이다. NCS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지식, 기술, 태도 등)을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한 것이다. 2020년까지 공공기관(2015년 기준 130개 기관)은 물론 대부분 민간기업(2015년 기준 850개 기업 컨설팅)에서도 적용할 예정이다. 제대군인지원처에서는 NCS와 연계하여 직책별 직무수행에 필요한 자격증을 표준화하고, 군 복무 중 이를 취득해 사회에서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군에서는 직무 전문성 향상을 통해 '간부 정예화'를 달성하고 전역 후에는 군 경력을 공인화해 경력증명서로까지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가 될 것이다.



제대군인지원처는 다양한 전직 지원 방안을 통해 군 복무단계별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전역간부들의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위한 믿음직한 서포터가 돼줄 것이다.

인터뷰- 제대군인지원처장 소영민 준장

“내년까지 5만 개 취업 직위 확보제 대군인 지원업무 인식 바뀌어야”

"제대군인 일자리 창출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로 범정부 차원에서 2017년까지 총 5만 개의 취업 직위를 확보해 제대군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육군인사사령부 제대군인지원처장으로 부임한 소영민 준장은 군의 우수인력 환류를 위해서 가장 절실한 것이 제대군인의 취업 안정성 확보라면서 제대군인 지원 업무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투 임무에 집중하다 보니 지휘관들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고 전역 예정자들조차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까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직업 전문성이 떨어지고 막상 취업해도 이직률이 높다면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군경력에 비해 보수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군 전역자들에게는 두 가지 두려움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익숙한 환경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것을 다시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상기획관이나 예비군지휘관 같은 유사한 직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군 생활 동안 사회와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환경 조성과 더불어 전역자 스스로 문화 충격 없이 적응하도록 하는 노력, 눈높이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소 처장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중기 복무자들을 위한 직업교육 기간이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제대군인 고용을 위한 법률이 제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금만 내면 된다고 생각해 기업들이 제대로 지키지 않는 사례가 많다면서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진국의 경우에는 좋은 직업을 가지려고 군대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우리도 법적인 제재나 제도 개선에 앞서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제대군인들을 진심으로 예우하는 풍토가 꼭 조성됐으면 합니다."